사람을

저자 김현경 작가를 만나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오롯이, 혼자', 'F/25폐쇄병동으로의 휴가', '코쿤카'등 꾸준한 집필 및 출판활동을 해오고 있는 김현경 작가를 만나보았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책을 쓰고 만들고 있는 김현경이다. 2016년 우울증 수기집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엮는 일을 시작으로, <폐쇄병동으로의 휴가>, <취하지 않고서야>(공저) 등을 썼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정신질환』이라는 타이틀이 가진 편견이 존재한다. 그런 가운데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큰 용기를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 동기가 있었나

2016년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엮을 때로 올라가는 이야기다. 우울증을 겪으며 “왜 우울증에 대한 개인의 목소리들은 없을까?”,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고 책을 엮게 되었다. 또, <폐쇄병동으로의 휴가>도 마찬가지로, “폐쇄병동에 다들 자리가 없다는데 왜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쓰고 엮게 되었다. 두 책 모두 정신질환에 대해 스스로가 정신질환에 대해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 편견에 두렵지 않을 수 있도록 쓰고 만들게 되었다.

첫 작품인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이라는 책 제목이 인상적인 것 같다. “아무것도”,“할 수 있는” 역설적인 두 단어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제가 겪고 있는 조울증에 대해 친구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가 있다’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함께 책 작업을 하던 친구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이라는 말에서 ‘없’을 ‘있’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그 친구가 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그 제목이 좋겠다고 정하게 되었다.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나 공황장애가 올 것 같애” 등의 말에 대하여』라는 글을 읽어보았다. 비경험자들로 인해 어떤 말들에 상처를 입었고, 어떤 말들이 위로로 다가왔나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의 시작이 ‘우울증을 겪을 때 듣고 싶었던 말’, ‘상처가 되었던 말’이 궁금해서였다. 상처가 되었던 말로는 “네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래” 하는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도 의지가 부족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치료를 받지 못하기도 하는 분들의 경우를 꽤 많이 봐왔다. 그래서 이 말은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 겪고 계신 분들께 모두 상처가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또 위로로 다가오는 말들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이, 개인의 격차가 꽤 큰 것 같다. 어떤 분들은 아무 말도 없는 것이, 어떤 분들은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답해주셨다. 나의 경우에는 작은 말들, 그러니까 “밥 챙겨 먹어” 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크게 다가왔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교육 또는 해결책이라기보다 마치 나의 일기로 보는 듯 와닿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작가님의 경험을 녹인 책들을 통하여 우울증, 정신질환 경험자가 용기를 얻거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이러한 활동을 더 이어나갈 계획이 있나

네, 다음 책의 제목은 <오늘 밤만 나랑 있자> 라는 제목을 지어 두었는데요, 야한 이야기는 아니다. (웃음) 제 지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저도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져서 친구들 집을 전전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며 밤을 보낸 이야기들을 쓰고 모은 책이 될 예정이다. <폐쇄병동으로의 휴가> 보다는 좀 더 읽을 거리가 있고, 일지가 아닌 에세이로서 읽을 거리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한 말씀 부탁드린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래도, 그래도 우리 살자”. 이번에 쓰고 있는 책에 제가 들은 말로 써둔 두 마디다. 제가 들은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우울증, 조울증 등의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께 함께 나누고 싶다.

폐쇄병동으르의 휴가, 무것도 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