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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위기 대응 인력, 창원신월지구대정연용 경위, 윤현주 경사를 만나다.

경상남도는 고위험군 정신질환자 및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즉각적인 개입을 위하여 경찰, 소방, 응급개입팀 등의 각 응급개입체계가 마련 되어있다.

자살 및 정신응급상황에서 본 기관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이루고 있는 창원중부경찰서 신월지구대 정연용 경위, 윤현주 경사를 만나보았다.

  • 정연용

    경찰복을 입는 순간 사명감을 가지고
    자살위기상황에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 윤현주

    경찰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노력하는 과정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창원중부경찰서 신월지구대에 근무하고 있는 정연용 경위, 윤현주 경사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 그 중 자살위기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자살위기상황에서의 정해진 역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여 초동조치를 한다. 초동조치란 현재 눈에 보이는 상황 혹은 요구조자가 어떤 상태 인지 다른 위험한 상황은 없는지, 자살에 임박한지 등을 판단하여 관계부서(119,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협조요청을 통해 안전 확보를 한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살위기상황에서 출동했던 경험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

술에 많이 취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시민이 있어 주민의 신고로 119와 함께 출동하여 목숨을 구했던 적이 있었다.
또한 위험한 곳에 매달려 투신시도를 하려는 자살시도자를 직접 안고 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12년간 경찰 업무를 하면서 크게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
자살시도를 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위치 추적을 통해 출동한 적이 있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을 한 상황이었다.
경찰로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없었던 상황이라 제일 크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자살위기상황의 개입과정에서 힘들었던 점 또는 어려웠던 점이 있나?

정연용
자살이나 정신응급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을 나가면 흉기나 위험한 물건이 많기 때문에 대상자도, 경찰관도 주위에 있는 제 3자도 위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마 이보더 더 힘든 것은 사망자의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평온했던 유가족들에게 슬픈 소식을 알려 가족들에게 평생에 큰 상처를 안겨준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든다.
가족들에게 알리고 나면 사망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것도 힘들지만 유가족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이 더욱 힘들다.

윤현주
그 뿐 아니라 사망사고가 발생했거나, 잘못되었을 경우 비난의 화살은 경찰에게 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다리에서 자살시도자가 뛰어 내리진 않고 매달려 있을 때 30분 동안 대치하다가 결국 투신을 한 후, 다발성 장기 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고, 건져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이나 주변 제 3자들은 경찰이나 해경은 무엇을 했냐 등의 비난을 받을 때도 있고,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거나, 법원에 출석하는 일도 많기 때문에 본연의 업무보다 부수적인 업무로 힘들었던 적이 많다.

그럼에도, 자살 업무를 수행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나?

정연용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 제일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죽으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살아가려는 의지를 볼 때 스스로 잘한 것 같다 뿌듯함을 느낀다.

윤현주
최근 자살 관련 출동을 하여 구조 후, 가족들에게 인계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난 후, 자살 시도했던 분이 찾아오셔서 “그때 당시 도와주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텐데 고맙다”는 말을 남겼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현장에서 만나는 자살위기자들에게 미처 전하지는 못하였지만, 자살사고를 경험하시는 대상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윤현주
자살 출동을 받고 나가면 자살시도자에게 항상 건내는 말이 있다.
“나도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을 마주할 때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데까지 도움을 줄 테니 한번만 용기를 내어 살아보자”는 말을 한다.
그 분들이 겪고 있을 힘든 상황, 마음에 대해 완벽히 헤아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같이 용기내보자!”는 응원의 말을 건네었더니 많은 분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점차 죽고 싶다는 생각과 위기로 내몰린 감정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다.
삶의 끈을 놓고 싶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자원들이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에 힘이 들 때 용기를 가지고 도움을 요청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정연용
불과 2년 전만 해도, 병원 입원할 경우가 생길 때 병원 섭외 및 환자 이송까지 경찰이 다 맡아 와서 어깨가 무거웠으나 최근 응급개입팀 신설 등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이 나오기도 하고, 새벽임에도 잘 협조를 해주어 참 감사하다.

윤현주
최근 코로나 확산 등으로 자살관련 출동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대응인력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신고수가 급증함에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것 같아 큰 아쉬움이 든다.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개입을 통하여 여러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